drcarter의 DevLog

최근 IT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나마 데리고 있던 개발자 조차도 대기업으로 이직하거나 직종을 바꾼다고 난리다. 심지어는 대기업과 벤처기업간에 인력 빼가기로 인하여 법정 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많던 개발자들이 갑자기 어디로 가 버린 건가? 올 하반기에 기업들은 내년 경기 호조의 기대 속에 그 동안 지연시켜왔던 많은 개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고, 또한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시작되어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보니 프리랜서들까지 총 동원되어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7년 차 이상 되는 중급 개발자 구하기는 정말 힘들다. 심지어는 중급 프리랜서 개발자 한 명에게 서너 군데 업체들이 동시에 연락을 해 마치 가격 경쟁이 이루지는 듯한 웃지 못할 사례들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개발의 의뢰한 업체에서도 사람이 없어서 계획했던 일들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SI 업체들도 사람이 없어서 고객에게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고객과 중간 단계 책임자인 SI 업체는 최종 개발자 또는 개발 업체에게 계획했던 금액보다 더 높아진 인건비를 지급하고서야 프로젝트에 사람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예견된 불행
하지만 인력난에 대한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소프트웨어 컴포넌트 컨소시엄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분석 및 설계 기술 인력의 수는 1만5천명이지만 실제로는 50%인 7500명 밖에 안 된다고 한다. 2008년에는 1만 명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앞으로는 개발자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후발 국가들한테 그 자리를 위협받게 될 상황까지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수급 불균형에 대한 문제들은 이미 예견되었던 사항이라 더 안타깝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3D 직종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필자가 2002년 기재했던 컬럼의 댓 글로 올라온 글 중에 이러한 상황을 잘 표현한 개발자의 한계에 대한 글을 인용해 본다.

1. 프로그램 하는 일이 즐거워서 개발자가 됩니다.
2. 처음에는 평생 개발자가 되고자 합니다.
3. 선배가 개발자 정년 35살 이라고 합니다.
4. 무슨 소리냐고 경력이 쌓일수록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빡빡 우깁니다.
5. 2-3년 개발자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6. 4-5년 되면 개발자의 한계(수명?)을 인식하게 되며, 주변의 비슷한 나이의 기획자 등의 동료와 사회에서의 위치(?)를 비교합니다.
7. 정년을 조금 더 연장하려고 기술 개발에 치중합니다.
8. 7-8년 되면 회사에서 기획이나 영업 마인드를 가지기를 원합니다.
9. 위 과정을 거치다가 개발을 계속할지 관리자가 될지를 고민하고, 대부분은 관리자의 길을 선택합니다. (개발자의 미래가 불확실하니까)


현재 많은 기업들이 7년 이상 되는 중급 개발자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급 개발자를 구할 수만 있다면 동종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못을 박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중급 개발자는 중소기업 전산실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겼거나 업종을 바꿔서 IT 업계를 떠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업종을 떠나는 시점이 더 당겨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IT386 정책이니 하면서 IT 강국을 만들겠다고 큰소리 치지만 정작 핵심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SW 개발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발자에게 비전을
저임금, 열악한 환경, 불확실한 비전 등이 가장 큰 문제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현실화 되어야 할 부분이 임금 부분이다. 한-미-일 3국의 중급 SW 개발자 임금을 비교하면 한국은 203만원, 미국은 653만원, 일본은 599만원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물가 수준이나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받고 있는 처우는 열악하기만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대기업들의 그 동안 인건비 산정에 대한 관행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과기처 단가만이라도 지켜진다면 해당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소 개발 업체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IT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어 있지 않고 투자할 여력도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고 믿고 있겠지만 결국 개발자 부족으로 인하여 향후 1~2년 뒤에는 지금 비용의 2배를 지불하고도 제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다.

개발자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게 된다면 열악한 환경은 자기 개발이나 투자라고 믿고 참을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는 직종이라고 판단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업종을 선택하고 투자를 할 것이다. 결국 사회에서 IT 개발자라는 업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환경이 개선되어야만 앞으로라도 개발자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IT 강국이 되기 위해서 많은 중고등 학생들이 개발자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처: ZDNe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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